디지철 강국 대한민국의 민낯을 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40분경부터 카카오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먹통이 되었습니다. IDC 즉, 서버 시설의 화재로 인해 서버를 정상 가동하기 어려워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저는 2004년도 즈음해서 집에서 아파치(리눅스) 개인 서버를 운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본래 IDC 센터에 입고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마침 서버가 오래되어 새로운 사양으로 입고하고 이전 서버를 빼 와서 가볍게 집에서 운영해 보려고 했던 시도입니다. 서버 덱이나 냉방 시설 및 소음을 막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있으면 모를까 집에서 서버를 운용한다는 것은 그냥 참신한 발상이라 생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었습니다.
지금은 개인 자료를 따로 보관하기 위해 사무실 한편에 시놀로지 나스를 두고 2중 3중으로 백업하고 있습니다. 무슨 어마어마한 자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했던 일이 자료를 관리하는 일이다 보니 백업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영상 제작 일을 하다 보니 용량을 감당하기 힘들어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서버를 운영하는 경우에도 미러링 등의 방법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데, 어찌 우리나라에서 나름 손에 꼽히는 큰 회사가 백업 서버를 다른 곳에 두지 않고 운영했는지 궁금합니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원래는 20분 내 복구하는 것이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 크다”라고 했다는데, 그 말인즉슨 서버가 손실이 있다는 뜻입니다. 완전 복구는 어렵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듣자 하니 네이버도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백업 서버가 다른 곳에 있어서 바로 정상 가동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떠 도는 말이 생겼습니다. “주식은 쪼개서 상장하고 서버는 한 곳에 몰빵 하는 회사가 어딘지 아느냐?”라고요. 그래도 청년 기업이라 믿었습니다. 생활 밀착형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한순간에 마비되면서 그야말로 디지털 대한민국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너무 믿었습니다.
나름 개인적으로 또 한 번의 교훈을 얻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라도 100%는 없으니 제2, 제3의 플랜을 항상 준비하자는 것입니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어떤 광고 문구에서 “우리는 2등 이기에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합니다.”와 비슷한 내용을 본 듯합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에 의존하지 말고 이제는 제3의 플랜이 될 만한 기업이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3등 이기에 기회를 준비하며 성실히 노력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출발하는 플랫폼 회사가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국외의 다른 선진국들은 어떤가를 꼭 살펴봅니다. 저는 군대를 전역한 후 사회에 나왔을 때 각 사무실들마다 윈도우 컴퓨터 일색인 것에 너무 놀랐습니다. 세상에 우리나라 컴퓨터는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윈도우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사항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운영체제가 있는데, 관공서를 비롯해 모든 곳이 윈도우만 사용하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나 또한 자연스레 스며들었지만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입니다.
오늘 아침은 분주했던 주말이 지나서 인지 마음이 바쁩니다. 짧은 주요 소식을 알려드리면서 오늘 못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나누겠습니다.
10월 17일 소식
1. 與野, '카카오 먹통' 국감 증인 채택 협상. 김범수 소환 '관건'
2. K방산 또 낭보. 폴란드에 ‘천무’ 300대 공급.
3. 카카오 주식 ‘추풍낙엽’, 서비스 장애 추가 악재 되나.
4. "1억 맡기면 연이자 500만 원" 예금 '5% 시대' 은행에 몰리는 돈.
5. '시진핑 집권 3기’ 막 올렸다. 中, 20차 당대회 개최.
6. ‘징집병 사망’ 시작되자 끓어오른 러시아. 군내 자해, 총기사건도.
7. "독감 무료접종 놓치지 마세요" 오늘부터 70~74세 고령자 시작.
8. 아동 성범죄 김근식 출소 하루 앞두고 재구속.
9. 서울 아침 최저 7도 '쌀쌀' 경기, 강원 북부는 서리.
"늘 명심하라. 해내고 말겠다는 너의 결심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단 사실을" <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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