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이야기네요. UHD급 해상도의 모니터가 출시되었다고 TV 판매 매장을 기웃기웃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머릿속으로는 '공중파는 FHD 이상을 송출하지 않아'라고 하면서도 매장에서 DVD로 재생되는 화면을 보면서 "우와~"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8K 고해상도 모니터 스크린으로 최대 화질의 느낌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적화된 환경은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8K 고해상도 모니터로 보면 더 선명하고 생동감이 넘칠까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영상기기들이 일 년이 멀다 하고 출시되고 있습니다. 뭐든 살 거면 제일 좋은 것을 사야 한다는 신념이 주머니 사정으로 흔들립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비슷한 경험 있으시죠? 오늘을 영상과 관련한 8K 모니터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영상을 다루는 입장에서 간혹 고객에게 "4K 영상이나 8K 영상도 제작해 주시나요?"라고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럽습니다. 어디에 쓰시려고요? 컨벤션 센터에 부스 설치하고 시제품 전시하는데, 그 앞에 틀어두려고 한다고 하시더군요. 음... 모니터가 사양에 맞고 재생가능한 환경이라면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저희 업체는 제작이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촬영과 편집 모두 장비가 좀 만만한 상황은 아니거든요. 30초 정도의 광고 영상 정도면 모를까, 30분 분량을 원하시는 데는 답이 안 보여서 거절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제가 영상 전문가는 아니라서 도움이 될만한 글을 가져왔습니다.
[8K에 관한 오해와 진실]
8K의 최적 시청(관람) 거리는 모니터(TV) 세로축 길이의 0.75배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봐야만 시야각 100도가 확보된다.
8K 영상은 4K나 2K에 비해서 더 선명해 보이지 않는다. 핵심은 더 넓은 시야각(100°)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지, 더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IMAX 스크린의 적정 화각이 100도이다. 따라서, 적정 시청(관람) 환경을 맞추지 못하면, 기존 2K나 4K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시청거리 약 2.5미터 정도로 가정하면, 230인치 정도가 적당한 화면 크기이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8K TV는 85인치가 최대이다. 가정용 매체로 4K면 충분하다. 230인치 TV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천장고 제한으로 가정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즉, 가정용 매체로 8K는 오버스펙이다.
‘화질’은 해상도만으로 구성되는 개념이 아니다.
빛과 색의 재현 정도는 '화질' 인식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 예를 들어, 두 개의 동일한 해상도 영상이지만, 한쪽의 색재현력이 뛰어날 때, 사람은 그 뛰어난 색의 영상을 '더 선명하다'라고 인식한다. 때문에, 그냥 8K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화질이라고 말할 수 없다.
HDR 기술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진정한 8K 화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높은 해상도와 빛/색 재현력 등의 모든 기술적 요소는 궁극적으로 관객(시청자)의 '몰입'을 향상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일 뿐, 그 자체가 목표(목적)이나 작품이 될 수 없다. '몰입이론'은 방대한 거대 이론이다. 몰입이론 한 번 훑어보지 않고 8K를 말하는 건... 음, 좀...
8K로 찍으면 뭐 하나? 볼 수도, 편집도 색보정도 못하는데. 카메라는 많으니 있는 거 우선 쓰고, '후반 스테이션부터'가 우선이었다.
영상에 8K 로고 붙였다고 다 8K 아니다. 8K로 만들었다고 해서 만든 사람의 실력이 높아지거나 영상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없는 실력에 못 찍은 영상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이다.
갖고 있는 영상 기기나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구재모 교수님 덕분에 좋은 것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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